전편에서 우리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을 '오프시즌 3라운드'의 선상으로 볼 수 있음을 알아보았다. 바꿔 말하자면 WBC를 스프링캠프의 일환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야구팬들에게는 시범경기 이상의 볼거리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WBC는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업적인 목적과 메이저리그 사무국 일변도로 진행된다는 점을 뒤로 하더라도 기나 긴 오프시즌을 종료한다는 점에서 WBC의 또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렇게 3년 만에 벌어지는 국가대항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대표를 이끄는 감독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선수단 선임이다. 이에 야구선진국 3국은 각각 김인식(한국), 하라 다쓰노리(일본), 데이비 존슨(미국) 감독을 내정해 놓은 상태다. 이에 앞서 많은 선수들이 스스로 참가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 중 유격수 마이클 영(텍사스 레인저스), 3루수 알렉스 로드리게즈(뉴욕 양키스), 포수 제이슨 베리텍(보스턴 레드삭스)은 이미 부르기도 전에 참가의사를 밝혔고, 페드로 마르티네즈(뉴욕메츠) 또한 WBC를 통하여 부활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각 국가별 45인 예비 로스터가 발표되어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 국가별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단이나 코칭스태프에 대한 논의를 떠나 WBC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2009년 WBC는 초대 대회 때와는 다른 점이 있어 제대로 알지 못하면 상당히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WBC에 참가하는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은 대회 진행 방식이 어떠냐에 중점을 놓고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2006년도와는 달라진 2009 WBC, 무엇이 달라졌는가?
WBC 경기진행방식 : 이중탈락(Double Elimination) 방식 적용
지난 2006년도에는 각 풀리그별로 1라운드를 통과한 팀이 풀리그 A와 풀리그 B로 재편되어 2라운드를 진행했다. 그런데 문제는 A, B리그의 팀은 결승에서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데에 있었다. 이로 인해 당시 A조 1, 2위에 올랐던 한국과 일본은 다시 3라운드 준결승전에서 만나는, 다소 기이한 현상을 일으켰다. 하지만 2009년도에는 다소 비정상적이었던 본 규정을 어느 정도 해소하였다. 이를 반영하듯 1라운드 조별 편성부터 달라졌다(그림 1 참조).
그림 1 : 각 국가별 풀리그 배정
풀리그 A의 네 개 팀이 아시아 4개국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았으나, 나머지 B, C, D리그에는 약간의 조정이 있다. 초대대회에서 쿠바나 베네주엘라 등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B조를 선택했던 미국이 이번에는 스스로 중남미의 강호를 선택했다. 따라서 2009년 대회에서는 미국이 1라운드를 통과했을 경우 베네주엘라나 푸에르토 리코를 만나는 것을 피하지 않았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 있다. 또 하나는 1, 2라운드에서 연승팀에게 메리트를 주는 ‘이중탈락(Double Elimination)’이라는, 다소 특이한 경기방식을 도입했다는 사실이다. 즉, 풀리그 A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그림 2 참조)
그림 2 : 이중탈락(Double Elimination)에 대한 보충설명
WBC 초대 대회 우승팀인 일본이 네 팀 중 가장 약체인 중국과 경기를 치르고(제1경기), 나머지 두 팀(한국, 대만)이 제2경기를 치른다. 이후 양 경기의 승자가 제3경기를 치르고, 여기에서 다시 승리한 팀은 풀리그 결승에 바로 진출함과 동시에 2라운드 출전권을 획득한다. 여기서 또 다른 풀리그 결승팀을 가리기 위해 '패자부활전'을 치른다. 1, 2경기 패배팀이 모여 제1차 패자부활전을 치르고, 여기에서 승리한 팀이 다시 제3경기 패자와 최종전을 치른다. 여기서 살아남은 팀이 비로소 제3경기의 승자와 풀리그 결승을 치르는 것이다. 즉, 2연패는 곧바로 탈락을 의미한다. 초반 2연승이 중요한 것도 최소 경기로, 최소한의 선수만을 기용한 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2라운드에서도 이중탈락 룰이 적용된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1라운드 조 1위를 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1라운드 조1위를 하는 팀이 2라운드에서 2위를 차지한 팀과 첫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풀리그 B의 1위 팀을 만나는 것보다는 부담이 덜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중탈락 경기의 변수는 2연승으로 2라운드 출전권을 획득한 국가가 풀리그 1위를 차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왜냐? 패자부활전에서 승리한 국가가 풀리그 결승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이 2연승으로 일찌감치 2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패자부활'로 올라 온 일본이 한국과의 제6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풀리그 A의 1위 팀은 일본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경기를 포기하고, 어느 경기를 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머리싸움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간에 1라운드에서 일본을 최소 두 번 만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제 3라운드에서는 '일방통행식 풀리그' 진행이 일어나지 않아
2009 WBC는 초대대회때와 같은 '일방통행식 풀리그'가 다소 개선되었다. 즉, 각조 1, 2위팀이 다시 3라운드에서 준결승을 실시하지 않고, 각 조의 1위팀이 상대조의 2위팀과 준결승전을 갖는다. 예를 들어 풀리그 1조에서 쿠바가 1위, 한국이 2위를 차지하고, 풀리그 2조에서 미국이 1위, 도미니카가 2위를 치자했을 경우 준결승은 쿠바 VS 도미니카, 미국 VS 한국으로 결정된다. 작년과 같이 2라운드 풀리그에서 1승만 거둔 팀이 우승할 가능성은 없어진 셈이다. 다만 '이중탈락' 룰이 3라운드부터는 적용되지 않고 단판승으로 진행된다(그림 3 참조).
그림 3 : 1~3라운드까지 알아 본 2009 WBC
그렇다면 같은 국가를 최대 몇 번 만날 수 있는가?
우리나라가 초대 대회 우승을 놓친 것도 일본을 무려 세 번이나 만났기 때문이었다. 제 아무리 강한 팀이라 해도 똑같은 수준의 팀을 세 번 만나 세 번 이기기란 상당히 어렵다. 그러나 이번 WBC에서는 같은 팀을 다수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물론 2라운드 1승만 한 팀이 우승하는, 어이없는 결과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이중탈락' 룰의 적용으로 1회대회 때와 같은 '한 국가가 특정 국가를 다수 만날 경우의 수는 제법 많아졌다.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일본을 최대한 많이 만날 경우 몇 번이나 만날 수 있는지 알아보자. 먼저 1라운드에서 두 번 만날 수 있다. 대만전을 이길 경우, 제3경기에서 만나게 되며, 제 3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제 6경기에서 다시 일본을 만나게 된다(물론 일본이 대만과 중국을 만났을 경우 이긴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2라운드에서 풀리그 1에서 우리나라가 첫 경기를 이겼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에 일본도 이겼을 경우 다시 '풀리그 1의 제 3 경기'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만약에 우리나라가 이 경기에서 이기고 일본이 패자부활전에서 쿠바나 맥시코 등에 패하면 2라운드까지 일본을 세 번 만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일본이 이들을 모두 이길 경우 '풀리그 1의 제 6경기'에서 또 만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1, 2라운드 합쳐 네 번이나 만나게 되는 셈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만약에 준결승전에서 양 국가가 상대팀을 이겼을 경우 결승전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1, 2, 3라운드 모두 합쳐 같은 나라를 다섯 번 만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국가대표 김인식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도 바로 이런 점이다.
WBC 스페셜 제 2편을 통하여 WBC 경기진행 방식까지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ESPN에서 판단한 각 국가별 전력 랭킹을 바탕으로 한 '국가별 분석'이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진(C) =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공식 홈페이지 인용, 재구성>
* 위의 포스팅은 위클리 이닝(inning.co.kr)에 기고한 글입니다.
// MC유진(http://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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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의 대진표를 보면 저번 대회도 그렇지만 좀 거시기 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2009/02/04 14:04저렇게 복잡하게 진행하지 말고 일정이 좀 길어지기는 하겠지만 각 풀에서 2팀씩 진출을
하면 총 8개팀이 올림픽처럼 풀리그를 치뤄서 상위 2팀이 결승을 하는 방법이 속 시원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ㅎㅎ
그렇게 된다면 베네수엘라와 도미니카도 만나게 되고 좀 더 다양한 팀을 만날수도 있고 보는 재미도 더 커질것 같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축구월드컵도 초기단계에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었지요. 무엇보다도 참가국 숫자부터 늘이는 것이 급선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2009/02/05 10:32그러면 대회가 너무 길어지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굳이 큰 이득이 나오지도 않고, 컨디션 조절문제나 부상위험이 더 커지는 이 대회에 나오려는 선수들이 더 줄어들지 않을까요?
2009/02/04 14:59그런건 대회의 권위를 조금 높힌 뒤에나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 댓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먼저 참가국의 숫자를 늘이는 것과 야구를 전 세계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축구 월드컵처럼 최대 1~2년(예선 포함)을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2009/02/05 10:3316국가 니깐 처음부터 토너먼트 식으로 해라 그래야 재미있지 나중에 32 국가 되면 월드컵 처럼 진행하는것도 재미있고 아무튼 한국 전승우승 파이팅!!!
2009/02/04 17:10그런데 토너먼트는 너무 짧게 끝났다는 단점이 있죠.
2009/02/05 10:34너무 좀 그렇다 -_- 1라운드에서 만난팀 2라운드에서는 안 만나게 하는게 예의지...
2009/02/04 17:41AB1위팀-CD2위팀
AB2위팀-CD1위팀 이렇게 2라운드를 꾸려야지...
어떻게 한팀하고 최대 5회를 만날수 있게 게임을 짜놓냐 -__- 짜증나게 시리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내셔널 아메리그 개념이 강해서 만난애들끼리 또 만나게 해야된다는 생각이 강한가??
제 생각엔 월드컵 처럼 이렇게 ABCD조로 짜놓고 8강부터는 그냥 토너먼트로 하는게 나아보이는데... 3판2선승제 도입은 시간이 길어지니까 조금 무리일테고... 결승만 3판2선해도 괜찮을듯하고 아님 유럽 챔스리그처럼 두판해서 점수차로 가르는것도 한 방법일수 있겠고. 조도 지네 맘대로 그냥 짜지 말고 시드배정하고 추첨하는 식으로 하는게 낫지 (시드는 지난대회 4강에서 주면되는거고, 지네가 그러면 못받아서 그런가?)
메이저리그식 일방통행 방법을 다국가 협의회로 발전시켜 대회를 조금 더 다듬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9/02/05 10:34차라리 저렇게 복잡하게 하지말고 간단하게 예선 4개조로 해놓은다음(1개조당 4개팀)
2009/05/18 21:09모두 예선 3경기 한담에 상위 2팀 끊어서 본선하는게 낳지 않나요? 본선은 토너먼트 형식으로 하고... 그럼 경기수는 조 1,2위전 빼면 7경기가 되니까(결승까지 올라갈경우) 선수들이 훨씬 좋고 같은팀이 중복되서 여러번 만나는것도 방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