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20일 새벽, 3월에 열리는 제2회 WBC에 참가하는 16개 나라들의 45인 예비엔트리가 발표되었다. 다음 달 말이면 이들 가운데 28명씩의 선수가 최종적으로 선발될 것이다.


하지만 지난 1회 대회 때도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메이저리그의 특급 스타들이 대거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구팬들은 WBC가 축구의 월드컵과 같은 ‘전 세계 야구선수들과 팬들의 축제’가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월드컵에서 자국의 대표로 뽑힌 선수들이 ‘부상의 우려’나 ‘다음 시즌에서의 좋은 성적’을 이유로 사퇴하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들은 대표로 뽑히는 것 자체를 영광스럽게 생각하한다. 그렇기 때문에 월드컵에서는 세계 탑클래스 선수들을 모두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월드컵이 ‘전 세계 축구선수들과 팬들의 진정한 축제’일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WBC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45인 예비 엔트리가 발표되었을 뿐인데도, 메이저리그의 구단주와 단장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많은 대표를 배출한 팀일수록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이미 미국 대표팀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보였던 존 랙키(LA 에인절스)는 구단 측과의 합의에 따라 대표팀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래서야 진정한 ‘축제’가 될 수 있을까?


미국의 경우 선발진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양대 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인 클리프 리(22승 3패 2.54)와 팀 린스컴(18승 5패 2.62), 그리고 현역 최고의 투수라는 평가를 받는 로이 할러데이(20승 11패 2.78), C.C. 싸바시아(17승 10패 2.70), 브랜든 웹(22승 7패 3.30) 등이 모두 불참을 선언했다.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인 조나단 파펠본(5승 4패 41세이브 2.34)과 브래드 릿지(2승 41세이브 1.95)도 참가하지 않는다.


당초 참가하기로 했었던 랙키가 태도를 바꾼 탓에 확실히 참가 의사를 표명한 선발 투수는 로이 오스왈트(17승 10패 3.54), 제이크 피비(10승 11패 2.85) 그리고 스캇 카즈미어(12승 8패 3.49)까지 세 명 뿐이다. 그나마도 카즈미어의 경우는 지난해 부상이 있었다는 점 때문에 일부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조 네이선(1승 2패 39세이브 1.33)이 주축이 되는 구원진은 16개국 가운데 최강이라는 평가지만, 그래도 파펠본-릿지가 함께하는 것보다는 중량감이 떨어진다.


타선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홈런-타점 1위에 빛나는 라이언 하워드(48홈런 146타점)와 ‘인간승리의 주인공’ 자쉬 해밀턴(32홈런 130타점)을 비롯해 마크 테세이라(33홈런 121타점), 조 마우어(9홈런 85타점 .328), 체이스 어틀리(33홈런 104타점), 랜스 버크만(29홈런 106타점), 맷 할리데이(25홈런 88타점 .321) 등 주전 라인업에 포함되어야 할 타자들이 대거 불참한다.


워낙에 선수층이 두터운지라 이들을 제외하고도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을만한 선수단을 구성했지만, 이래서야 어디 ‘대표팀’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현재 미국 대표팀은 2진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3진급도 되지 않았던 1회 대회보다는 낫지만 말이다.


이번 대회에서 미국과 더불어 가장 주목받고 있는 팀은 바로 도미니카 공화국(이하 도미니카)이다. 그도 그럴 것이 메이저리그에서 ‘초’특급으로 손꼽히는 타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도미니카 출신이고, 그들로 구성될 라인업은 ‘세계 야구 역사상 최강의 라인업’이라 불릴 만 했기 때문이다.


테이블세터진을 구성할 호세 레예스(16홈런 56도루 .297)와 헨리 라미레즈(33홈런 35도루 .301)는 ‘메이저리그 No.1’을 다투는 1번 타자들이다. 뿐만 아니라 알버트 푸홀스(37홈런 116타점 .357), 알렉스 로드리게스(35홈런 103타점), 매니 라미레즈(37홈런 121타점 .332), 블라드미르 게레로(27홈런 91타점 .303), 데이빗 오티즈(23홈런 89타점) 등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괴물들이 모두 도미니카 대표로 출장할 것으로 예상되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매니 라미레즈의 이름은 아예 45인 명단에서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예비 엔트리에는 포함되어 있지만, 이미 발표가 있기 전에 게레로는 참가가 어렵다는 뜻을 밝혔고, 푸홀스 역시도 부상에 대한 우려로 팀에서 꺼리고 있는 터라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야구팬들이 바라던 ‘환상의 라인업’은 말 그대로 환상으로만 남게 될 판이다.


베네수엘라의 에이스이자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투수인 요한 산타나(16승 7패 2.53)도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뉴욕 양키스의 마리아노 리베라(6승 5패 39세이브 1.40)도 자신의 조국인 파나마 대표팀 명단에서 일찌감치 빠졌다. 일본도 마쓰이 히데키를 비롯한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불참한다. 게레로와 랙키를 보유한 LA 에인절스 같은 경우는 단장이 직접 나서서 선수들을 설득하고 있을 정도다.


1회 때부터 계속해서 지적되어 왔던 편파적인 조편성과, 이해할 수 없는 대진 방식, 그리고 이름 있는 선수들의 참가 거부 사태. 축구의 제전인 월드컵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WBC에서는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초창기인지라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허술한 대회 운영 방식은 분명 문제가 있다.


야구가 올림픽 공식 종목에서 제외된 지금 야구라는 스포츠는 일종의 위기를 맞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WBC는 그 자리를 대신하여 ‘진정한 세계의 야구 축제’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WBC가 정말로 그 이름(World Baseball Classic)에 걸맞게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유일한’ 대회로 인정받고 싶다면, 적어도 각 팀의 대표로 뽑힌 모든 선수들이 자국의 대표로 참가하여 자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는 환경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다.


// 김홍석(http://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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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figodeli.com/ BlogIcon 루이스피구  수정/삭제  댓글쓰기

    축구로 예를들면 유럽 및 남미 리그들은
    여름에 시작해서 다음해 여름에 마치는 일정을 기본으로 합니다
    그래서 유로 대회나 코파 아메리카는 물론 월드컵도 수월하게 치르죠
    큰 대회를 치르기에 무리가 없는 시스템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야구는 봄에 시작해서 늦가을에 마치죠
    또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겨울에는 경기를 할 수 없고 무조건적으로 휴식기가 필요합니다

    근본적으로 대부분의 스타들이 메이저 리그에서 뛰고 있는 현실을 볼때
    리그 일정상 중간에 썸머 브레이크 같은걸 만들지 않는이상
    WBC가 월드컵과 같이 되기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2009/01/22 14:55
    • Favicon of http://mlbspecial.net BlogIcon 카이져 김홍석  수정/삭제

      야구가 여름스포츠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죠...
      축구는 한겨울만 피하면 경기가 가능한 반면
      야구는 그런 날씨에서는 부상을 당할 위험이 너무나도 큰...

      2009/01/23 10:38
  2. Favicon of http://kqkqhwk.tistory.com BlogIcon 히이류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야구를 즐겨보지만 WBC는 월드컵과는 달리 그들만의 리그라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봅니다. 주관 사무국을 비롯하여 MLB가 압도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니깐요.
    월드시리즈의 다른 이름이 Fall classic이지요 WBC 또한 World baseball classic이구요.
    어찌 보면 단순한 우연같지만 MLB에서는 WBC를 월드컵같이 키울 생각보다는 단순히 MLB의 영향력을 키우려고 대회를 치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한것 같습니다.

    WBC가 좀 더 경쟁력이 있고 흥미있는 대회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MLB 사무국이 MLB
    의 각 팀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고 지금처럼 봄에 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11월쯤에 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2009/01/22 17:59
    • Favicon of http://mlbspecial.net BlogIcon 카이져 김홍석  수정/삭제

      분명히 WBC는 메이저리그의 세계화를 위한 일환입니다
      하지만 일단 시작된 이상 최고의 권위를 가진 대회가 되어야 할텐데...
      그러지 못한다는 점이 무척 아쉽네요
      11월에 플로리다 등에서 개최하는 편이 가장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2009/01/23 10:40
  3. 무적함대NYY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보기에도 WBC가 월드컵처럼 향후 발전하기 위해서는 스프링캠프를 하는 3월에 대회를 하지 않고 시즌이 끝나면서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4년에 한번으로 해서 그 시즌은 리그들에게 협조를 구해서 한 20일 정도 경기를 줄이는것도 한 방법일 수 있겠구요. 그리고 월드컵처럼 뭔가 금전적인 보상이 어느정도는 필요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선수들에게 명분 하나만으로 국가대표가 되라는 것은 쉽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야구라는 종목 자체가 축구에 비해서 휴식기가 필요하고 이런면도 크게 작용하지 않나 싶습니다.

    2009/01/23 00:41
    • Favicon of http://mlbspecial.net BlogIcon 카이져 김홍석  수정/삭제

      WBC도 금전적인 보상이 있긴 합니다.
      포상금도 적은 수준이 아니죠
      '야구선수로서 WBC 대표로 뽑히는 것은 크나큰 영예다'
      라는 의식을 모두가 가졌으면 좋겟네요

      2009/01/23 10:41
  4. 디키&조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지역예선 보다 참가국이 사실 월드컵처럼 많지 않는 관계로

    지역예선을 과감히 없애고 조추첨을 해서 후딱 하고 끝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역도 유럽 아시아 남미 북미 딱 좋네요...ㅋ

    2009/01/23 10:55
    • Favicon of http://mlbspecial.net BlogIcon 카이져 김홍석  수정/삭제

      하긴 굳이 조별 예선이 있어야 하는가 싶기도 합니다
      그냥 16강에서는 4개팀 4조로 풀리그 돌리고
      8강부터 토너먼트하면 간단할 것 같은데 말이죠...ㅎ

      2009/01/2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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