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제2회 WBC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난항을 겪었던 것은 바로 박찬호와 이승엽의 참가여부였다.
본인들이 참가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뜻을 일찍부터 밝혔고, 팬들도 그들을 놓아주라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의를 위해 지휘봉을 잡은 김인식 감독은 평소답지 않게 집요하리만치 그들을 대표팀에 포함시키려고 했다. 이 때문에 자신에 대한 안티가 계속해서 늘어날 정도였지만 김인식 감독은 그 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대체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바로 지난 2006년 제1회 WBC에서 사령탑을 맡아 그 두 사람의 활약상을 직접 지켜본 장본인이었기 때문이다.
팬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3년 전 대회에서 두 선수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다. 사실상 한국 대표팀 전력의 50% 이상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들의 엄청난 능력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던 김인식 감독이니, 그들에 대한 미련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획득으로 인해 많은 야구 전문가들과 팬들은 한국 야구의 저력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 듯하다. 때문에 이번 WBC에서도 굳이 이승엽과 박찬호가 없더라도 준비만 착실히 한다면 지난 대회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여기에서 우리는 두 가지 질문을 해볼 수 있다.
“이승엽과 박찬호가 없었다면 지난 WBC 4강은 가능했을까?”
“이승엽이 없었더라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은 가능했을까?”
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은 동일하게 ‘Never’다. 단순한 ‘No’ 정도가 아니라 ‘절대로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이승엽의 홈런이 없었더라면 올림픽 준결승과 결승전은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다들 동감을 할 것이다. 그럼 WBC는?
지난 대회에서 이승엽은 한국이 치른 7경기에 모두 출장해 5홈런 10타점 8득점을 기록했다. 대회의 홈런-타점왕에 빛나는 최고 타자였다. 7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의 득점은 모두 26점이었고, 그 가운데 절반이 이승엽의 타점 혹은 득점으로 인한 것이었다. 쉽게 말해 이승엽이 없었더라면 한국은 경기당 1~2점도 제대로 뽑지 못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한국이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7경기에서 14점 밖에 허용하지 않은 짠물 피칭(팀 평균자책점 2.00)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찬호가 있었다. 박찬호는 선발 한 경기를 포함해 4경기에 등판하여 10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며 3개의 세이브를 챙겼다. 쿠바의 야델 마티(1승 2세 12.2이닝 무실점)와 일본의 마쓰자카(3승 13이닝 2실점) 등과 더불어 대회에서 가장 돋보이는 3명의 투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제1회 WBC 대회가 끝난 후 운영위원회에서는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 12명(야수 8명, 지명 1명, 투수 3명)을 선정해 ‘All-Tourney team’을 구성했다. 이승엽은 알버트 푸홀스와 마크 테세이라 등을 재치고 당당히 최고의 1루수로 뽑혔으며, 박찬호도 위에서 언급한 두 명과 함께 최고 투수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뽑혔다.
이 두 명이 없었더라면 지난 대회에서의 4강은 요원한 일이었을 것이다. 김인식 감독은 당시 그 현장에서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두 선수의 멋진 활약상을 직접 지켜봤던 장본인인 것이다. 그러니 미련을 가질 수밖에.
국제 대회에서 박찬호와 이승엽이 보여준 위력은 정말 엄청났다. 김인식 감독이 아직까지 제2회 WBC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치를 언급하지 않고, 조심스러운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은 차와 포를 모두 떼인 대표팀으로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속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당시 12명의 대회 베스트 선수에는 박찬호와 이승엽 말고 이종범(25타수 10안타)도 뽑혔었다.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을 챙긴 서재응(14이닝 1실점)이나 구대성(1승 8이닝 1실점)의 활약도 뛰어났지만, 이들 역시도 이번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는다.
많은 야구팬들이 4강의 위업만을 기억하고 있지만, 이승엽과 최희섭(1개)을 제외하곤 그 어느 누구도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참가한 그 대회에서 홈런을 뽑아내지 못했다는 것은 알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저 대회 당시만 하더라도 서재응은 메이저리거 신분이었다. 김인식 감독이 1차 발표때 백차승을 뽑은 것은 단순한 ‘배려’ 차원이 아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그가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현재 한국 대표팀에 있어서 과연 누가 저 둘을 대신해줄 수 있을까? 이승엽의 빈자리는 추신수가 대신한다고 치면, 박찬호의 빈자리는? 윤석민? 김광현? 류현진? 과연 이들이 메이저리거 타자들을 상대로 박찬호만큼의 위력을 과시할 수 있을까?
MLBspecial의 지난 포스트들을 계속해서 읽어왔던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개인의 꿈을 위해서라도 이승엽과 박찬호를 놓아줘야 한다는 의견에는 십분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들 없이도 잘 할 수 있다”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한다.
‘두 명을 놓아줘야 한다’와 ‘이들이 없어도 된다’는 분명 다른 시각에서 바라봐야할 문제다. ‘없어도 되기 때문에 놓아주는 것’이 아니라 ‘없으면 안 되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한국은 1라운드는 뚫을 수 있겠지만, 2라운드까지 통과해 4강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되길 바란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깜짝 스타가 아닐까. 3년 전의 박찬호와 이승엽의 역할을 대신해 줄 누군가의 등장. 어쩌면 앞으로 향후 10년간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슈퍼맨의 비상만이 유일한 해결책일 지도 모른다.
지난 WBC와 올림픽에서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포스트-박찬호’와 ‘포스트-이승엽’의 탄생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영웅이 탄생할 수 있을지, 그리고 만약 나타난다면 그 주인공은 누가 될 지, 제2회 WBC를 기다리면서 가장 우려되면서도 기대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사진출처 : 홍순국의 MLBphotographer.com, 요미우리 자이언츠 홈페이지]
// 김홍석(http://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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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떠나야할 선수들이기에 이번 WBC가 적격이 아닌가 싶네요...
2009/01/19 11:47포스트 이승엽은 추신수가 포스트 박찬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는군요
그나마 메이저 경험이 있는 투수라고는 봉중근밖에 없으니... 힘든싸움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젊은투수진이 올림픽 기간중에 성장을 많이 해줬다고 생각하기에
그나마 위안은 되네요ㅎ
박찬호 이후로 구위로 그와 맞짱을 뜰 수 있는 우완 투수는 수술 전의 백차승 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2009/01/19 21:35개인적으로는 윤석민이 히든 카드로 등장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ㅎ
저도 상당히 걱정되는 부분이었는데 글 잘 읽었습니다.
2009/01/19 12:51이승엽과 박찬호 선수가 빠진데 대한 위기의식(?) 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상대팀은 실질적인 전력이 강화되고 있는데 우리는 잠재력이 터져줘야 한다는
확률게임을 하고 있으니...--
부디 이번 대회에서 젊은 선수들이 각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2009/01/19 21:36네티즌들 스스로가 박찬호와 이승엽이 빠지길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인식 감독 등에게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부분입니다...
그 둘이 빠지면 성적 하락이 당연한건데...
세대교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도
그 세대교체가 되는 기간에는 자연스럽게 일시적인 성적 하락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팬들이 있어서요...
저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KBO가 좀 각성했으면 좋겠습니다. 맨날 낙하산들이나 총재로 내세워서 이상한 짓 하는 것 그만 봤으면 좋겠네요.
2009/01/19 13:07KBO가 정말 제대로된 단체로 거듭나야 하는데 말이죠...
2009/01/19 21:37결국 모든 것은 프로야구 자체의 수익 구조와 맞불려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포스트 이승엽으로는 9월의 MVP 추신수, 그리고 이대호정도가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2009/01/19 13:41포스트 박찬호로는... 아직은 아무도 보이지 않네요. 국내선수중 155km를 제대로 뿌리는 선수가 거의없다는걸 감안하면... 그래도 가능성있는건 류현진-김광현 정도겠져
이대호와 김태균이 얼마나 홈런포를 가동해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2009/01/19 21:38이들이 적어도 2개씩 이상을 터뜨려주지 못한다면...
한국은 맥없이 무너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나름 우리나라의 투수력은 믿을만 한데
2009/01/19 16:23문제는 공격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야구도 점수를 내야만 이기는 게임이니까요...
이승엽을 대체할 만한 선수라...
정말 암울하다는 게 맞는 말일듯 합니다.
단기전의 특성상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2009/01/19 21:40사실 선수층만 놓고 봤을 때 WBC에 비하면 올림픽은 어린아이들 장난 수준에 불과하니까요...
그래서 2006년의 4강이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구요
미국이나 일본, 도미니카와 베네수엘라 등과의 경기에서 4점 이상을 뽑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박찬호와 이승엽을 대신할 선수들을 찾기란 쉽지 않지요.. 1회 대회에서 이승엽의 포스는 그야말로 대단했으니깐요.. 저는 바로 메이저 진출할줄 알았습니다;;; ㅎ
2009/01/19 18:45투수력은 그나마 낫다고 보지만 공격력에서는 이승엽처럼 중요한 순간에 한방을 터뜨릴만한 선수를 찾기가 힘든것이 사실입니다.(솔직히 이승엽 같은 클러치 히터는 앞으로도 나오기가 쉽지 않을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승엽의 역할을 대신해 줄 선수가 김태균, 이대호, 추신수 선수인데.. 일단 08시즌에 김태균의 활약한 것을 보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투수진에서는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인데, 솔직히 류현진이나 김광현은 전형적인 선발투수
이기 때문에 저는 윤석민 선수가 많은 활약을 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선발부터 중간계투
까지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선수니깐요.(너무 혹사당하면 안되는데 석민어린이)
WBC 대회를 기대하고 있지만 저는 이번대회를 통해서 젊은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쌓았으
면 합니다. 언제쯤이나 되어야 성적위주의 급급한 대회 참가를 하지 않을지.. ㅎ
프로야구도 마찬가지 입니다만 제 작은 소원은 국내프로야구에서 한번쯤은 올해 우리팀은 리빌딩을 할 것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사실 이승엽은 한국 프로야구에 있어서 베이브 루스와 같은 선수죠...
2009/01/19 21:4320년 내에 그와 같은 선수가 나올 수 있을지 조차 의문스러운...
투수진 가운데 키는 윤석민과 류현진이 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김광현처럼 구위는 뛰어나지만 컨트롤이 부족한 투수를 요리하는 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죠...
일본이 상대라면 몰라도 도미니카나 미국이 상대라면 김광현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광현은 아직 완급조절 면에서는 불안한 면이 있어보이는
2009/01/19 23:05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더욱 성장했으면
하는 바램이구요.
선발도 선발이지만 중간계투진이 얼마나 활약을 해줄까요? 김병현이 부활만 한다면야 걱정이 없겠지만 가능성이 그리커보이지는 않구요. 그렇다면 임창용. 장원삼, 이재우 등이 활약을 해주어야 하는데.. ㅎ
미국대표팀의 불펜진을 보다가 우리 대표팀을 보니..ㅎ
ㅎ 그래도 무언가 기대를 하게 하는 우리 대표팀 아니
겠습니까??
잘 보고가요 ~
2009/01/22 01:20이승엽,박찬호 선수 둘 다 소속팀에서 성공해서
다음번에 나와줬으면좋겠네요...
이번 wbc에서 김병현선수 부활도 기대해 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