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쯤 전부터 시작해 급속도로 그 사용이 확산되며 이제는 전 국민의 ‘생활필수품’이 되어 버린 휴대폰. 휴대폰 대신 삐삐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연예인 최강희씨가 외계인 취급을 받을 만큼 이제 그것은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매번 휴대폰을 새로 살 때마다 여러 가지 고민에 직면하게 됩니다. ‘뭐가 이렇게 비싸?’ 라는 생각부터, ‘울 아부지는 전화만 되면 되는데, 그 기능만 있는 싼 기종은 대체 왜 안 나오는 거야?’에 이르기까지. 각종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지죠.
게다가 가끔씩 판매점이 고객을 우롱하고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울화통이 터지곤 합니다. 이번에도 저와 제 어머니에게 그러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며칠 전 어머니가 갑자기 화를 내시며 집에 들어오셨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휴대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작년에 휴대폰을 구입했던 판매점에 가서 AS를 요구했더니, 그쪽에서 거절했다는 겁니다. 휴대폰 겉 케이스에 흠집이 많이 나고, 금박으로 박힌 로고가 떨어져서 케이스를 교체해 달라고 했더니, 대리점에서 무료로는 안 된다며 돈을 내라고 했다더군요.
어머니는 “작년에 팔 때 했던 말을 지키지 않더라”며 화를 참지 못하셨습니다. 두 번이나 찾아갔는데도, 똑같은 답변만 들었다더군요.
작년 10월에 어머니의 휴대폰을 새걸로 사드리기 위해 저는 어머니를 모시고 집 근처에 있는 ‘애니콜 직영 판매점’으로 향했습니다.
당시 우리 모자에게 휴대폰을 팔던 중년의 아저씨가 했던 말이 지금도 정확하게 기억납니다. 제가 “약정 2년이면 너무 길지 않나요? 어머니가 폰을 좀 험하게 쓰는 편이라 2년 후면 흠집이 많이 날 텐데요”라고 했더니, 그 아저씨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걱정마십쇼. 우리는 직영 판매점이라 AS접수도 같이 하거든요. 보증기간이 1년인데, 그 안에 고객이 원하면 케이스는 바로 교체해드릴 수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 대리점 같은 경우는 1년 되기 전에 구입하신 분께 연락을 드려서 케이스 교체하러 한 번 오시라고 합니다”
오~ 이 얼마나 감동적인 멘트입니까. 저와 어머니는 그 말을 철썩 같이 믿었고, 당시 70만원이 넘는 휴대폰을 ‘2년 약정요금제+할부’로 구입했습니다. 오랜만에 어머니께 좋은 선물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왠지 뿌듯했던 하루였죠. 항상 싼 기종만을 사용하셨던 어머니께서도 새 휴대폰을 무척 맘에 들어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이 아들내미는 지금도 작년 4월에 6만원 주고 샀던 폰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T.T)
어머니는 11개월이 지난 지금, 작년의 그 말을 믿고 그곳으로 다시 찾으셨던 겁니다. 휴대폰의 케이스 자체는 크게 상하지 않았지만, ‘Anycall’이라고 적힌 금박 코팅이 떨어져나가는 바람에, 기왕에 케이스 전체를 교체해 달라고 할 요량이셨던 거죠.
하지만 그곳의 종업원들은, “우리는 그런 말 한 적 없는데요”라고 시치미를 때면서 케이스 교체 비용으로 6~7만원을 요구한 겁니다. 금박 코팅만 새로 하는 것도 돈이 든다고 말했다더군요. 결국 화가 난 어머니는 케이스 교체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오셔서 제게 하소연을 하셨습니다.
너무나 괘씸하더군요. 팔 때는 그렇게 달콤한 멘트만 날리더니, 막상 AS를 위해 찾아가니 전혀 다른 소리를 하다니...
생각 끝에 전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은 채, 새로 폰을 장만하러 온 사람처럼 이것저것 물어봤죠. 위장전술이라고나 할까요?^^
작년에 우리 모자에게 휴대폰을 판 아저씨는 보이지 않더군요. 대신 젊은 남성 판매원과 상담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 기종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가격 견적도 내봤죠. 그러면서 슬쩍 물어봤습니다.
“2년이 약정이면 좀 기네요. 그 안에 휴대폰 케이스에 흠집도 많이 가고 그럴 텐데... AS 기간이 언제죠? 그 안에 케이스에 흠집 심하게 나면 교체해 주나요?”
드디어 제가 떡밥을 던진 거였죠!! 그리고 그 판매원은 멋지게 걸려들었습니다.
“보증 기간은 1년인데요. 사실 고객의 과실일 경우에는 교체가 안 되는데, 저희 판매점은 AS를 의뢰까지 같이 하고 있어서 그냥 해드립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1년 되기 전에 손님 보고 AS 한 번 받으라고 판매점에 나오시라고 연락도 드리거든요.”
이렇게 작년의 아저씨가 했던 말과 거의 흡사한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 하더군요. 전 다시 한 번 “1년 안이면 공짜로 케이스를 교체해 준다고요?”라고 물어보며 확인 사살을 시도했고, 그 판매원은 “네!”라고 확인 도장을 찍어줬습니다. 그리고 내일 다시 오겠다며, 상담해준 판매원의 명함을 받아 들고 판매점을 나왔죠.
완전히 새빨간 거짓말을 술술 늘어놓는 판매원을 바라보면서 속으로 쓴 웃음을 지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1년 사이에 그 판매점의 전략이라도 바뀌었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팔 때는 그렇게 말해 놓고, 막상 그 때가 지나면 입을 싹 닦아버리는 거였더군요. 1년쯤 지나면 기억 속에서 깨끗이 지워질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전 지금 고민 중에 있습니다. 이 괘씸한 직영 판매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를 놓고 말이죠. 본사 고객센터에 정식으로 신고를 할 지, 아니면 그곳 본사에 일하고 있는 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 볼지, 그것도 아니면 일단 어머니와 함께 그 판매점을 다시 한 번 찾아가 3자 대면을 해 볼지...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까요? 어떤 방법으로 고객을 우습게 아는 이 XXX같은 인간들을 응징해야 제 어머니의 화가 속 시원히 풀어질까요? 작년에 처음으로 좋은 휴대폰을 사용하게 되었다며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라, 더욱 참을 수가 없네요.
+ 이곳 블로그를 좀 더 편하게 보고 싶으시다면 Daum View로 구독해 보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일단 삼자 대면하면 뭔가 느끼는게 있겠죠.
2009/09/23 07:33그래도 안되면 극단의 조치를 취하심이...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계속 고민중입니다...ㅎㅎㅎ
2009/09/23 12:09좋은 하루 되세요~^^
다음부턴 가져간 핸드폰 카메라로 녹화하면서 상품설명해달라고 해야겠어요..."다시한번 말해주시죠" 라고.
2009/09/23 10:35정말 그렇게 하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2009/09/23 12:10나중에 딴 소리 안하도록 말이죠...
결말을 생각하며 흥미진지 하게 읽었는데 결말이 없네요. ㅠ.ㅠ
2009/09/24 11:10시원하게 복수하는 결말을 읽고 싶었는데... ㅋㅋㅋ
잘 생각하셔서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십시요.
직영점이라면 직원이 아웃소싱 회사에서 파견된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면 본사에 이야기 해봤자 아무것도 없죠. 직원에게 항의 하기보단 차라리 점장 나오라고 해서 일단 좋게 말해보세요.
2009/09/25 16:43멱살 잡으라는게 아니고 정중하게 이야기하시고 반응이 없다면 이제 본사에 정식으로 신고를 하고 인터넷까페에 올릴거다. 그렇게 말하심 됩니다.
판매점중에서 정말로 '직영'인 곳은 그리 흔치 않습니다. 일단 가장 쉬운 기준으로는 한 통신사의 제품만 판매하는지, 여러 제품을 판매하는지 입니다.
2009/09/28 16:52직영점이라면 간판에 '직영점'이라고 되어 있거나 '대리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정말로 직영점인데 저런식으로 나왔다면 본사에 찌르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직영점이 아닌 곳이 주로 저렇게 나올텐데... 그런 곳은 거의 배째라 분위기라서리 본사에 찔러봐야 별 효과가 없습니다만...
누가맞는말인지 저도 장사를하지만 손님들 그냥 혼자생각해서 우기는건 당할수가없어요 어느쪽이 진실인지는 잘~~
2009/10/29 12:20케이스 갈이를 무료로...
2009/12/05 11:13케이스갈이는 판매점에서하는게아니라
서비스센타에서만하는것인데 그게이스갈이를 말한게아니라
그판매점이 말한건 하드케이스를 서비스로 주겠다는 말이아니었나싶네요
그게아니라면...아주 나뿐사람이네요...
하긴 손님이 폰을 사갈때랑 사고나서랑 대하는게 틀린판매점 정말많지만
저판매점이 사기꾼이아니라면 아마도 하드케이스를 서비스로 드릴테니 지저분해지면
오라했던게아닌가하고 저는 생각해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