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롯데가 5연승에 성공하며 4강 진출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어섰습니다. 4강 라이벌인 삼성과 히어로즈를 상대로 2승씩을 거두더니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두산까지 연파하며 기세를 한껏 올렸네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성공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해 한국 땅을 밟은 ‘프로야구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로이스터는 2년 동안 한국 프로야구에 적잖은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그 유명한 ‘8888577’에 빛나는(?) 롯데를 지난해 3위로 견인하며 부산 팬들에게 8년만의 가을잔치를 선물했고, 올해도 2년 연속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죠.
하지만 그런 로이스터 감독을 보고 ‘명장’이라 부르는 팬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올챙이 시절을 기억 못하는 어리석은 팬들은 툭하면 로이스터가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고, 그의 성공은 단지 ‘운이 좋아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최근 5연승을 이끌어내는 로이스터 감독의 모습에서 ‘명장’의 향기를 아렴풋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지만, 그가 변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한국 무대에 정말 많이 적응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그 향기를 맡은 건 지난 일요일(13일)에 있었던 삼성전이었습니다. 당시 로이스터 감독은 로테이션을 무시하고 컨디션이 나쁜 송승준을 대신해 상승세의 조정훈을 선발로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죠. 그날의 한 경기는 롯데의 올 시즌 전체 경기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한 경기였습니다. 롯데가 이대로 4강에 진출한다면 바로 그날 조정훈의 호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두 번째는 17일의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였습니다. 미국식 야구의 특성상 한 번 로테이션이 밀렸다고 해도 등판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로이스터 감독은 송승준을 아예 로테이션에서 제외해 버리고는 장원준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한국 야구에서는 매우 상식적인 기용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메이저리그 감독 출신인 로이스터에게 그러한 결단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겁니다. 그가 2년에 걸친 한국 생활 끝에, 승리에 목숨 거는 한국식 야구를 어느 정도 습득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다음날인 18일 경기에서도 송승준이 아닌 조정훈이 선발 등판했지요.
세 번째는 바로 토요일(19일) 경기에서였습니다. 송승준과 이정훈이 이어던지며 9회초까지 롯데가 5-4로 앞서고 있었지요. 전 9회말에 당연히 애킨스가 등판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좋은 피칭을 이어가고 있던 이정훈이 끝가지 경기를 책임지더군요. 사실 이 부분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물론 애킨스가 전날까지 이틀 연속 등판하긴 했지만, 그 전에 9일이나 쉰 상태였고, 무엇보다 이용찬과 세이브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었죠.
메이저리그의 상식상, 9회의 세이브 찬스에서 마무리 투수가 등판하는 건 마무리투수가 가지는 일종의 ‘권리’이기도 합니다. 박찬호의 소속 팀인 필라델피아의 마무리 투수인 브래드 릿지가 그토록 잦은 방화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바뀌지 않은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지요. 에이스면 에이스, 4번 타자면 4번 타자, 그런 식으로 자신의 역할이 정해져있다면, 그 롤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개개의 선수가 자신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해 승리하는 것이 바로 메이저리그 야구의 특징이죠.
하지만 로이스터는 전날 9회에 불안한 피칭으로 팬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줬던 애킨스에게 세이브 부문 1위로 올라설 기회를 제공하는 것 대신, 이정훈을 밀고 나가면서 좀 더 확실한 승리를 얻는 것을 택했습니다. 송승준을 로테이션에서 제외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죠. ‘승리’를 위해 선수의 ‘권리’를 제한한 것. 미국 야구의 시각에서 본다면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일입니다.
한국에서는 ‘사령관’이라는 별칭답게 팀을 완전히 장악하고 움직이는 감독을 ‘명장’이라 부르죠. 세이브 찬스에서 주전 마무리 투수가 등판하고, 선발투수의 보직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5경기마다 한 번씩 등판하는 것을 해당 선수의 ‘권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권리는 감독에게 주어져있고, 선수는 무조건 감독이 시키는 대로 해야만 하죠. 권리가 큰 만큼 감독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메이저리그는 개성 넘치는 선수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친화력 넘치는 감독을 ‘명장’이라 부릅니다. 자신보다 수십 배나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게, 그들의 권리를 지켜주면서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하나의 화음을 이끌어내는 감독이 인정을 받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4번 타자가 제 역할을 못하면 그 선수가 욕을 먹지 그를 계속 4번으로 기용하는 감독이 욕을 먹지는 않습니다. 감독과 선수의 관계를 여기에서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런 미국식 야구에 길들여져 있고, 계속해서 그러한 야구를 기본으로 하여 시즌을 치러왔던 로이스터 감독이 한국식 선수기용을 선보인 겁니다. 지난해에 비해 번트 등을 비롯한 작전지시가 잦아지고 있고, 투수교체 타이밍도 조금씩 빨라지긴 했지만, 지금의 변화는 훨씬 놀라운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로이스터 감독의 팀 운영 방향은 메이저리그식 방법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한국 야구를 습득하고 있고, 그것을 실전에 응용하고 있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6~7월의 대반격이 미국식 믿음의 야구가 가지고 있는 저력이 발휘된 것이라면, 9월의 막판 스퍼트는 단기전 승부에 강한 한국식 야구의 힘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재계약에 대한 말이 없지만, 내년이나 내후년이 되면 또 한 번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되네요.
물론 아직은 로이스터에게 ‘명장’이라는 수식어는 다소 이르겠죠. 하지만 그가 이대로 4강 진출을 확정짓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때는 어떨까요. ‘명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좋은 감독’임을 인정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 카이져 김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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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져리그식-홍석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운영을 하는 로이스터는 쫌 짱인듯하시던
2009/09/20 02:30평시의 홍석님의 글과, 이기기 위한한국식(?) 운영을 배워나가는 로이스터가 명장의
냄새가 난다하는 이번글과는 조금 거리감이 있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두해 연속 그리 소원하던 포스트 시즌 진출이 눈 앞이니 당장 현재의 운영에 왈가왈부하기
뭣하지만, 어찌보면 올시즌 후, 어쩌면 내년 시즌 후 성적에 의해 가장 칼같이 날아갈 수 있
는 자리에 있는게 로이스터가 아닐까 싶네요. 외국인이란 디스어드밴테이지 일수도 있구요.
제가 미국식 야구를 하는 로이스터 감독을 좋아하고 높게 평가하는 것은
2009/09/20 23:53그의 미국식 야구가 '재밌기' 때문이지 그를 '명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반대로 전 김성근식 야구를 '재미없게'느끼기 때문에 싫어하지만 그가 '명장'이라고 인정합니다.
제 맘에 드는 야구를 한다고 해서 그 감독을 명장이라고 치켜세우고 싶은 생각도 없고...
제 맘에 안드는 야구를 한다고 해서 그 감독을 폄하할 생각도 없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2009/09/20 11:21제 블로그도 널로오세여 ㅎ
가끔 들러서 보고 있습니다
2009/09/20 23:54다음뷰에서 새롭게 떠오른 스타 블로거 아니신가요?^^
로이스터 감독은 충분히 명장이란 말을 들을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ㅎ
2009/09/20 15:38아무리, 메이저리그 출신이라 할지라도~ 낯선 한국이란 곳에 와서, 잘나가는 팀도 아니고,
만년 꼴찌팀을 맡아서, 이 위치까지 끌어올린것은 누가봐도~ 상당한 성과라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하지만...
2009/09/20 23:54그런 것에 비하면 꽤나 욕을 자주 들으시죠...
좀 안쓰러웠다는^^;
롯데가 로이스터감독 경질하고 싶어도 대안이 없음
2009/09/20 18:55자르고 김재박감독 데려다 쓸건가요?
김인식 감독이라면...^^;
2009/09/20 23:55이성득: 부산시민들이듣고 방송이라 제가 말은안하겠습니다만 로이스터감독에게 참 할말이 많습니다..
2009/09/20 20:52이성득: 이상황에서는 이대호는 가르시아든 번트대야지요..답답합니다.
이성득: 중요한 상황일때는 포수싸인을 벤치에서 직접내는 경우가많거든요 로이스터는 그런거 전혀없습니다..
이성득: 지금 좌익수가 너무 뒤로가있네요 이대형선수가 장거리타자는아니거든요 이럴때는 벤치에서 서너발짝 앞으로 오라고 지시를 해줘야하는데요 아~참 답답합니다'
이성득: 여기서 왜 번트를댑니까 5점이나 앞서고있고 이제2회아닙니까 손아섭선수 안그래도 타격이부진한데 이렇게초반에 이기고있을때 타격감좀잡게 놔뒀음하는데요...참...
이성득: 투수 교체 정말 이해가안가네요 이렇게 벤치투수 다쓸거면 한두점이라도 이기고있을때 아끼지말고 올렸어야죠...로이스터감독이 참 미련이 많습니다...
이성득: 정보명 같은선수는 계속 주전으로 놔두면 3할가까이는 쳐주는 선수거든요 보면 매일 나오다 안나오다 어쩌다나오면 잘해야되겠다싶어서 힘이많이들어갑니다 저러면 선수 다 버리는거거든요...
이성득: 이럴때 작전을 좀걸어줘야하는데요 이렇게 팽팽한경기에서 이기는경기를하는게 감독의역활아닙니까 롯대는보면 이길때는 타자들이 잘하거나 투수들이 잘해서 이기죠 감독의 작전이나 타이밍으로 이기는경우는 거의 드뭅니다...잔루 지금 최고아닙니까..
이성득: 지금장면은 참 할말이없습니다. 어쩌다가 작전걸면 다들켜서 주루사많이당하죠..올해부터는 스퀴즈는 잘안하더군요 안하는게아니라 못합니다 하면 들킵니다..
이대호나 가르시아가 번트를 대면...
2009/09/20 23:55전 그걸 '베이스볼'이라고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건 '야큐'죠
전 야큐보다는 베이스볼이 좋습니다
음 뉘앙스로 봤선 이성득 해설위원의 해설을 지적하는 듯 한데 맞나여? 사실 부산에서 이성득해설위원 인기가 많은편입니다만, 선수출신이나 사회인 야구 좀 한다는 사람들에게는 인기 없죠,, 왜냐하면 감독 비난이나뻔한 얘기만 늘어놓거든요,(굳이 분류를 한다면 허구연과라기보다는 하일성과인데요 그마나 전문성은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제 주변에선 지역민방 라디오 중계를 스코어 확인기능으로만 활용합니다. 우짜는동 몇대몇 얘기만 듣곤 딴 거 한다는 거죠,, 또 선수출신답게(?) 어법에 틀린 표현을 자주하는 것도 귀에 거슬리더군요, 물론 구수한 목소리에 나름 열심히 하는 장점도 있습니다만 여하튼 이성득 해설위원이 요즘 잘 나가니까 자만하는 거 같아 보기 그렇습니다.
2009/09/21 00:42추천할 수 밖에 없는 글이군요^^
2009/09/21 01:15감사합니다^^
2009/09/21 11:02저는 개인적으로 로이스터감독님의 경기운영면에서 맘에 안드는 점들이 많지만 시즌중반에 못한다고 끌어내리니 어쩌니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세 그런 이야기는 쑤~~욱~!! 들어가버렸죠...^^
2009/09/21 12:25내년 재계약 이야기도 들려오던데....
당초생각보다 훨씬 좋은 감독......이말이 와닿네요...^^
강민호의 부상이 로이스터를 명장으로 만드는군요. 강민호가 고집으로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결과는 과연 어떨까요 ㄷㄷㄷㄷㄷㄷㄷㄷㄷ
2009/09/21 15:50글쎄요~ 강민호 선수의 후반기 포수리딩에 대한 불만이 있으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그건 강민호선수가 컨디션이 안좋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대신 마스크를 쓴 장성우 선수가 잘하고 있습니다만~~ 강민호 선수 평소때와 비교해서 우수하다라고 평가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2009/09/22 14:04